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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프로 먹방러의 여름휴가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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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해 자판 두들기는 중
매일 블로그 방문자 수를 확인하면서도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먹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
핸드폰 사진첩이 터지기 전에 블로그에 올려야 하는데... (이 말도 정말 너무 자주 한다^^)
아빠 덕분에 시작하게 된 블로그
나의 일상 기록을 위해 자주 써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되는 부분
그래도 잊을만하면 나타나겠어요 (말투 무엇?)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즌2로 찾아온 프로 먹방러의 여름휴가를 함께 보시죠~!


이번 2021년 여름휴가는 원래 일, 월 휴무 포함해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총 6일!
코로나 시국이라 어디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긴 휴가는 흔치 않기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광주로 떠나기로 했다
원래는 토요일에 퇴근하자마자 달려가려고 했으나
체력 비축을 위해, 여유 있는 휴가를 위해 일요일 오전 11시로 SRT를 예약했다
토요일에 퇴근하고 그야말로 ‘개’ 뻗음으로써 일요일 아침은 짐 싸기 위한 전쟁터가 되지 않았겠는가
사실 짐이랄 것도 없었는데 늦잠을 자고 일어나 정신이 없었다


유일한(?) 우리 동네 맛집 쟝블랑제리에서
가장 유명한 맘모스 빵,
할머니와 아빠가 좋아하시는 단팥빵,
엄마가 좋아하는 아도너츠(?),
오빠를 위한 피자빵,
내가 좋아하는 마늘 바게트 등을
35,000원어치 사서 무거운 손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주를 향해 달렸다
일요일 아침부터 쟝블랑제리에 사람이 어찌나 많았는지..
빵 사다가(응, 너무 핑계)
SRT 출발 10분 전에 지하철 수서역에 도착했다 (레알 심장 쫄깃했음.. 4만원이 하늘에 뿌려지는 순간이 될 뻔)
지하철 내리자마자 우사인 볼트 빙의 수준으로 뛰뛰해서 SRT에 사뿐히 안착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는 SRT에서 와이파이가 되는 줄 모르고
아이패드에 넷플릭스로 영화 차이나타운을 미리 다운 받아가서 봤고
이번에는 아이패드 테더링 해서 영화를 보거나 그냥 핸드폰으로 유튜브 봐야지 했다
아이패드를 꺼내 와이파이를 연결해봤더니 (와우) 와이파이가 무료로 연결이 됐다
전에도 본 적 있지만 대작인 영화 기생충이 보고 싶어서 보면서 광주를 향해 질주했다
(기생충은 볼 때마다 심장 쫄깃해)
아무리 봐도 기우(최우식) 엄마는 우리 엄마 약간 닮은 거 같은데 저만 그렇게 느끼나요?(가족들 대답해주세요오)


영화 기생충도 보고
가끔은 고개를 돌려 창 밖으로 파란 하늘, 짙은 녹색빛 자연을 보면서
보고 싶은 가족들을 향해 내달렸다
2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고 떨렸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품어줄 수 있고 조건 없이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저 가족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나를 더욱더 견고해지게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광주송정역에 아빠, 엄마, 오빠, 라떼가 마중 나왔다
베스트 드라이버 아빠의 운전으로 무사히 우리집에 도착!
서가 왕국의 공주인(도랏?ㅋㅋ) 나를 반겨주는 대문 앞의 꽃들^^


우리 가족들이 사랑으로 키운 고추, 토마토, 호박, 오이, 복숭아, 사과, 포도, 꽃 등...
내 눈앞에 펼쳐진 그린 그린한 풀과 핑크 핑크한 꽃들이 마음을 꽈악-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자연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다



또다시 시작된 서하나의 어머니이자 조리사 이영섭 씨의 요리 경진대회(ㅋㅋ)
늘 최선을 다해 밥상을 차려주시는 나의 엄무니(ㅜㅜ사랑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추전, 깻잎전, 호박전, 된장찌개, 고구마순 무침, 고추튀김, 명태 껍질 볶음, 감자조림, 완두콩밥, 열무김치..
무엇하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없었던 밥상
사랑 뚝뚝- 눈물 뚝뚝- (거의 래퍼ㅋ)


넥스트,,,
영섭 여사의 열무김치국수
뭐 설명이 필요합니까? (대ㅋ존ㅋ맛ㅋ)
대존맛 열무김치국수 흡입!
여름이라 이렇게 맛있는 열무국수를 먹을 수 있지만
단점은,,
원하지 않았던 모기와의 동침으로 인해 알록달록한 다리를 얻을 수도 있다
진짜 온몸이 난리가 났다 ~~~~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시작된 영섭쓰의 간식 공격
한 입 크기로 알맞게 썰린 수박, 오늘내일하고 있는 바나나, 달디 달은 빵들, 할머니가 애정으로 키운 옥수수넘들,,,
눈 뜨자마자 엄마의 간식 공격을 받는다는 것은 그저 행복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소듕해)


예,, 어머니가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얘기하는 김밥(&고추전)
이번에도 소원대로 아점으로 김밥을 뚝딱해주셨쥬,,
대체 우리 엄마가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날씨가 오지게 좋았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차마 만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가 너무 심각한 지역에서 온 인물이 바로 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엄마와 함께 제대로 된 집콕을 할 수 있었씁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정주행 하였습니다
어릴 적에 봤던 김삼순은 그저 늙은 노처녀에 한심한 여자일 뿐이었는데
지금 노처녀가 된 내가 다시 본 김삼순은 닮고 싶은 당당한 여자로 바뀌어있었읍니다


엄마의 유산균과 콜라겐 앰플을 훔쳐먹으면서
이제 내 나이 32세.. 건강식품을 챙겨 먹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습죠
(말투가 이상하게 중독적이오)


아부지 퇴근 후,
롯데마트에 가서 삼겹살, 막걸리, 장어소스, 시리얼, 우유, 과자, 껌 등을 사 왔다
우리 가족들은 술을 1도 안 마시는데 내가 가면 막걸리 한 잔으로 오염되는 편
최애하는 쥐포 + 마요네즈 + 참기름 (+깨소금)과 함께 막걸리를 마셨다


화요일 아침,
아침에 삼겹살 먹는 게 소원인 나를 위해 삼겹살을 구워주신 나의 엄무니
거기에 플러스 바삭바삭한 감자전,, 레알 환상의 맛,,
‘팔아도 되겠는데?’를 남발하게 되는 맛


‘엄마 나 배불러’를 입에 달고 뒹굴 뒹굴했다
요즘 우리 엄마의 취미는 그림 그리기
내가 서울에 있을 때는 엄마가 그린 그림을 찍어서 보내줘서 보기만 했는데
그림 그리면서 즐거워하는 엄마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 덩달아 즐거워졌다


잠시 이자까님의 작품 감상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무니다
엄마 사랑해


엄마가 아빠 생일 기념으로 거금 주고 구입한 싱싱한 장어스끼들이 도착했다
오늘 저녁은 저 녀석들이 나의 배를 부르게 해 줄 것이다 (잔ㅋ인ㅋ)


엄마가 병원에 갈 일이 있어서 같이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가서 데이트하기로 했다
시골이다 보니 배차간격이 상상 초월인 버스도 있다
어릴 적엔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가 너무 원망스러웠는데 여전히 원망스럽다


엄마랑 병원 갔다가 다이소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본죽에서 해물죽을 먹었다
커피는 테이크아웃해서 후루룩 마시고 버스 타고 코로나 피해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국룰인 ‘집이 최고야!’


더위에 지친 엄마와 나는 뒹굴거리다가
아빠의 생파를 위해 풍선을 불고 다이소 500원짜리 파란 꼬깔 모자를 준비했다
그리고 엄마가 그린 그림과 편지도 짧게 써서 창문에 붙였다
조촐하지만 조촐하지 않았다


엄마의 야심작 장어구이!!!!!!!
곧 돌아오는 아빠 생일 덕분에 몸보신 제대로 한 날이었다
장어를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 ㅎㅎ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비싸고 맛이 없기 때문에~~~~
쿼터로 슈팅스타, 뉴욕 치즈케이크, 체리쥬빌레, 레인보우 샤베트를 사고
#HBD 초를 추가로 사서 케이크를 대신했다
아이스크림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아마도 열정적으로 생일 축하하느라 지친 서라떼씨(하트 오백개)
우리형 껌딱지인 서라떼는 평소에 엄마 옆에도 자주 안 간다는데
휴가 내내 나의 껌딱지를 해줘서 넘나 행복하고 감개무량했다


수요일 아침,
오늘도 나의 소원인 아침에 라면 먹기 ㅋㅋㅋ
너구리 한 마리 잡아서 대령해주심
적절하게 터진 저 겨란 노른자 사랑합니다


여름엔 역시 수박이 빠질 수 없다
아마 이날까지 수박 3~4통은 먹은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알 없어서 못 먹어여... 엥겔지수 핵 높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태양을 피하고 싶어 할 때
일광욕을 즐기는 서라떼씨


다 같이 낮잠 때리다가
어제 남은 장어로 장어덮밥 해주는 조리사 영섭쨩.. 그녀는 그저 빛
(점점 글이 짧고 가벼워지는 느낌은 그대만 느끼는 중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나 졸려)


저녁에 펼쳐진 전기 불판 삼겹살 파티(진심 거의 돼지 파티라고 할 수 있다)
고기가 없으면 밥을 안 먹은 것 같은 완벽한 육식주의자인 나에게는 너무나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혼자 살아도 가끔 마트에서 삼겹살 사서 집에서 혼자 구워 먹긴 하지만
역시 가족들과 둘러앉아 서로 먹겠다고 전쟁하면서 불판에 구워 먹는 삼겹살은 핵존맛임이 분명하다


가족들 사랑 듬뿍 받으며
귀족처럼 이불에 뒤덮인 그의 이름은 서라떼


목요일 아침,
이날은 뉴요커의 아침을 엿보는 시간이었다
속이 꽉 찬 샌드위치와 깨 송송 후추 송송 양송이 수프
진짜 이장금님은 못하는 게 뭔지 궁금하다
양식도 잘하시면 뭐 어쩌자는 거지요?


간식으로는 할무니의 작품인 유기농 포도와 토마토
모양도 색깔도 제각각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맛있었다


점심은 며칠 전에 남은 김밥으로 만든 치즈김밥볶음밥
인터넷에서 보기만 했지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랬다
앞으로 김밥이 남는 일이 있다면 나도 해봐야겠다


밥 먹고 뒹굴거리기도 하고 마당에서 꽃구경, 고양이 구경,,,
날씨가 너무 더워서 찬물로 샤워를 얼마나 했는지...
살면서 단기간에 제일 많이 씻은 것 같다ㅋㅋㅋㅋㅋ
찬물 샤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찬물 샤워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 앞으로도 자주 해보려고 한다(과연)


저녁은 또 내가 좋아하는 고추전, 대구전, 호박전, 마당에서 직접 키운 닭으로 만든 닭볶음탕!
국물 맛이 끝내줬다!
엄마표 닭볶음탕은 감자 말고 고구마가 필수다
(얼마 전에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 와서 엄마 레시피로 닭볶음탕을 했는데 대실패했다
고구마를 그냥 썰어서 넣으면 안 되고 뭉개지지 않게 동그랗게 깎았어야 했는데ㅜㅜ)


간식 갈구하는 서라떼씨
털이 빡빡 밀려서 마빈박사 같아도
나는 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더라
사랑해


마지막 금요일 아침,
내 최애 고추전과 부추전


그리고 얼마 전부터 먹고 싶었던 콩국수
그대는 콩국수에 설탕을 넣나요? 소금을 넣나요?
저는 설탕을 넣습니다
팥칼국수, 팥죽에도 설탕을 넣습니다
서울에서는 보통 소금을 넣어 먹는다는데 전라도에서는 설탕을 넣는당깨요!


이제 또 가족들과 헤어져 내 진짜 집으로 갈 시간이 돌아왔다
아빠가 일하러 가셔서 엄마가 버스 타고 나를 역까지 데려다 주시기로 했다
할머니가 서울 가기 전에 엄마랑 송정리 떡갈비 먹으라고 돈을 주셔서 먹기로 했다
조금 일찍 준비하고 나가기로 했는데 엄마가 갑자기 삘 받아서 김치를 담는 바람에 조금 늦어져서
우리는 송정 종가집 떡갈비 집에 도착하자마자 진짜 한 15분??? 동안 빚쟁이에게 쫓기듯이 떡갈비를 흡입했다
떡갈비는 별로일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양념갈비 느낌이라 내 스타일이었다
근데 빨리 먹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
이것도 추억이 될 것이라며 서로를 응원했다
진짜 떡갈비를 거의 마시고 나와서 역을 향해 뛰는데 떡갈비가 목에 걸려서 편의점에서 코카콜라 제로를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콜라는 진짜 소화에 짱이다


SRT 출발 8분 전에 겨우 탈 수 있었다
위 사진은 엄마가 내가 어디 탄지 모르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광주 집으로 놀러 왔다가 갈 때마다 가장 힘든 시간이다
집에서 나설 때부터 오늘은 울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김없이 눈물이 났다
몰래 울다가 엄마가 나를 찾는 바람에 우는 걸 들키고 말았다
우는 나를 보고 속상해하는 엄마 눈빛이 계속 아른거려서 그 이후로 한 시간은 더 운 것 같다
나는 원래 눈물이 많다
어느 정도냐면 드라마, 다큐 보고 울고
모르는 사람 결혼식 가서도 감정 이입해서 운다
(글 쓰고 있는 지금도 우는 중..ㅋㅋ)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멀리 떨어져 지내고 보니 가족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느낀다
후유증에 며칠은 힘들겠지만 또 혼자의 삶에 익숙해져야지
사랑하는 가족들이 조건 없이 나를 늘 응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또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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